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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을 추구하다 놓친 것들

by 지훈쌤TV 2025. 1. 31.

 

초임교사 시절, 같은 지역에 사는 교직원분들과 함께 카풀을 하기로 했습니다.

 

모아둔 돈이 하나도 없기에 기름값을 아끼고, 운전의 피로를 줄일 수 있는 카풀은 좋은 선택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불편함이 하나둘씩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선생님들이 모이기로 한 장소에 잘 모여서 원활하게 카풀이 진행되었는데, 근처에 사는 선생님이 차를 끌지 않고 걸어오시면서 불편함이 시작되었습니다.

 

출근이 늦은 때에는 늦었으니 집 앞으로 와달라고 하고, 퇴근할 때에는 날씨가 더워서, 날씨가 추워서 등의 이유로 집 앞에 내려드려야 했습니다.

 

당연히 이 정도는 해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날이 갈수록 너무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차 안의 분위기였습니다. 

 

어떤 날은 가벼운 대화가 즐거웠지만, 어떤 날은 그저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침마다 텐션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다 보니 피곤한 날에도 억지로 대화에 참여해야 했습니다.

 

한 번은 정치 얘기를 꺼내시면서, 저에게 어떤 쪽이냐고 물어보시는데 대충 둘러대긴 했지만 가는 내내 불편함을 느낀 적도 있었습니다.

 

출장 등을 이유로 카풀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제 순서는 배려를 받지 못했고, 눈이 많이 내린 겨울이면 운전이 서투르다는 이유로 카풀 순번을 대신하기도 하였습니다.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려고 달리는 동안
주변에 있는 아름다운 경치는
모두 놓쳐버리는 거예요.
그리고 경주가 끝날 때쯤엔
자기가 너무 늙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카풀을 하면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한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합리적인 선택이었지만, 막상 실행해 보니 스트레스가 더 컸습니다. 

 

1년이 지나고, 저는 카풀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혼자 다니게 되어 조금 피곤했지만, 오히려 스트레스는 줄어들었고 편한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효율성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때로는 비효율적인 선택이 더 편하고,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모든 걸 합리적으로만 따지다 보면 정작 중요한 '나의 여유'와 '편안함'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효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효율을 위해 포기하고 있는 것들은 없나요?

 

여러분의 삶에서 효율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작은 이야기가 당신에게 따뜻한 기억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