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내리는 토요일 오전, 예상치 못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처형이 조카들과 함께 뮤지컬을 보려고 하는데, 좌석표가 하나 남았으니 시간이 괜찮다면 아들도 함께 보게 해주고 싶다는 제안이었습니다.
아직 아들과 뮤지컬을 본 적이 없고, 영화도 20분씩 끊어 보던 터라 과연 잘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좋은 경험이 될 거라는 생각에 흔쾌히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급하게 준비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해프닝이 있었지만, 다행히 공연 시작 3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아들이 공연을 보는 동안, 아내와 나는 빗속을 잠시 걸으며 근처 카페로 향했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광주교육대학교 주변은 정말 몰라보게 변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흙길이던 기숙사로 가는 길이 멋진 수영장과 아트홀이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고, 낡은 건물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깔끔한 상가와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예전에는 누군가 학교 구경을 시켜 달라고 하면 살짝 부끄러웠는데, 이제는 당당히 보여줄 수 있을 만큼 달라져 있더군요.
카페에 들어가 치즈케이크와 커피를 주문한 후, 자리에 앉아 아이패드를 꺼냈습니다.
사실 야심 차게 구매했던 아이패드인데, 이렇게 글을 쓰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나와, 맞은편에서 옥씨부인전을 보는 아내.
비 오는 토요일 오전, 이렇게 조용하고도 평화로운 시간이 찾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조금은 분주하게 시작된 하루였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가 참 즐거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주말을 보내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벌써 2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무쪼록 계획하신 일이 모두 잘 진행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오늘의 작은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따뜻한 기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